요즘 정당정치, 역대 최악이다. 적어도 민주화 이후 이런 적이 없다. 우리의 대통령제에서 여당이야 늘 그랬다. 대통령에 종속돼 청와대(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현 여당 국민의힘은 6년 전 탄핵 시절 그대로 머물고 있는 상태에다 정치무경험의 윤석열 대통령 체제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우리 정당정치의 문제는 사실 제1야당이다. 우리의 정당정치는 대통령을 상대로 한 야당의 역할이 중심이다. 현재 제1야당은 정당으로서 대통령에 대한 견제와 압박 기능을 못하고 있다. 야당 탄압이라 맞서고 있지만 온전한 국민공감을
정개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협치와 선거제 개혁대안을 점검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나섰다. 예산안처리 법정 시한을 넘기고 향후 국회일정도 불확실한 상황에 해외 출장이냐는 비판도 있다. 선거제 개혁의 대안 모색을 위해 정당지지 연동형 비례대표를 실시하고 있는 독일이나 중대선거구제의 아일랜드의 현지 방문 등이 필요하다는 당사자들의 설명이다.여야가 비호감의 공생을 하고 있는 최악의 불량정치 상황에서 선거제 개혁 얘기가 보기에 따라 한가한 소리일 수 있다. 그러나 양당 독과점 체제가 초래하고 있는 비호감의 공생을 구조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
파장이 큰 정치적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지지율은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여야의 정당 지지율이 30%대 초중반,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0%대 초 정도로 횡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양극화의 진영 대결로 콘크리트 지지층이 버티고 있는 결과라고 말한다. 절대적인 콘크리트 지지층이어서만 아니다. 서로의 공생 관계가 만들고 있는 지지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비호감의 공생이다.집권 초임에도 여론조사 응답자의 60% 이상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 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위기의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하루가 지났지만, 짚고 싶다. 30일 낮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정부합동브리핑의 답변을 듣는 순간 깜짝 놀랐다. 한덕수 총리의 차분한 대처를 뒤집은 황당한 답변이었다. "경찰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예년에 비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 별 다른 특별한 대처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천재지변이 아닌 축제 행사에 150명이 넘는 압사 사망자가 발생한 대참사 비극을 두고 한 주무 장관의 첫 대국민 답변이 그랬다.일단 주무 장관으로 무한 책임의 자세를 표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며칠전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했던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를 두고 야당은 아주 수준 낮은 쇼였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무조건적 비판 의도가 없진 않지만, 국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벤트였다. 대통령이 민생경제를 잘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역할이나 회의의 성격으로 보아 번지수를 잘못 짚은 소통전략이었다.우선 대통령,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관련 장관들의 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전문가가 아니다. 어색하거나 실수할 여지가 큰 회의를 80분간이나 생중계로 보여주어야 할 이유
비호감의 공생 정치 언제까지민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물리적으로 맞서 일단 저지했다. 민주당은 검찰력을 이용한 야당 탄압이라 하고 있고, 여당은 합법적인 사법집행을 방해하는 예상된 방탄정치라 하고 있다. 과거에도 정당에 대한 압수수색이 순조롭게 이뤄진 적은 거의 없었다. 사법적 절차와 최종 판단을 두고 볼 일이다.갑작스럽게 돌출된 사건은 아니다. 지난 대선 때 핵심 논란 거리였고, 이미 관련 사안에 대한 고발조치가 있었고 사법적 절차가 예정된 상태였다. 민주당 내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이에 대한
용어는 중요한 게 아닐 수 있다. 사람들이 공감하면 된다. 그런데 최근 수도 이전을 말하면서 행정수도 이전이라고 말하는 건 좀 다르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나 국회는 그대로 놔둔 채, 정부 청사만 옮기자는 취지로 나왔던 말이다. 수도 서울의 역할은 그대로 두고 행정 분야의 수도를 세종시 쪽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민주당에서는 청와대, 국회 모두 옮겨야 한다는 점을 매우 강조한다. 그러면서 완성이라는 용어까지 쓴다. 행정수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도 이전’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수도 이전을 추진하겠다
초유로 등장한 우리의 위성정당들은 또 초유의 파행과 비정상의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고 있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에 지주정당인 통합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미래한국당의 지도부가 바뀌고 비례공천이 다시 이뤄졌다. 민주화 이후 4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비례연합 대상이라고 했던 기존 소수정당들이 빠진 채 신생 원외정당들과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었다. 소수정당의 보호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불가피하게 비례연합에 참여할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미미한 신생 원외 정당들을 들러리 세운 꼼수 위성정당이라는
개정 선거제가 누더기 선거제가 됐다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 다만 개정을 주도해왔던 쪽에서는 연동형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반대해왔던 쪽에서는 근원적으로 범여권을 위한 꼼수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남은 선거일정과 선거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새로운 선거제 체제에서 우리 정당정치는 최악의 상황이다. 책임 소재만 달리 할 뿐, 최악의 정당정치라는 비판에 여야 정당도 별 이의를 달지 않는다.선거제 개편은 소수 정당들이 주도하고 여당인 민주당이 합류하면서 이뤄졌다. 준연동형 선거제라 이름 지었다. 독일의 혼합형 선
최초의 여야 졍권교체, 개인적으로 정권의 탄압과 음모로 몇 번의 사선을 넘었음에도 그 자신은 보복하려 하지 않았다. 정권교체에 따른 세부적인 인물 교체는 있었지만 정권 차원의 보복 조치는 없었다. 오히려 손을 내밀어 화해와 용서를 이끌었고, 평화를 말했다. 대북 정책뿐 아니라 경색된 대일 관계도 풀어내고 한일 우호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는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서 일본의 오부치 총리는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
지난 8월 18일 김대중 서거 10주기 추도사에 나선 정치인들이 김대중의 화해와 용서, 포용의 정치적 가치를 되새겼다. 김대중의 햇볕정책을 비판해 온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더 적극적으로 김대중의 화해와 통합 정치를 칭송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용서·화합·통합의 정치로 우리(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했다. 더불어 김대중의 집권시대에 ”정치보복은 없었다"고 현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알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두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치보복이라고 항변해왔다.민주화와 더불어 7개의 정권이 들
여야 5개 정당이 지난 15일 선거제 개혁 추진에 합의했다. 손학규, 이정미 두 정당 대표의 단식도 합의를 이끌며 마무리됐다. 일단 선거제 개편 추진에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합의였다. 기대도 있다. 그러나 비관적 전망을 하는 쪽도 있다. 추상적 합의를 했지만 구체적 과제에 대한 논란은 원점에서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 쟁점을 살펴보자.일단 추진 주체들인 각 정당들의 입장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지 입장이었다가 근래에 소극적이었던 민주당은 다시 야3당의 입장에 동조했다.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이견을 보일 여지는
정의당이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2인 선거구제 고수 입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공개편지를 보냈고, 이정미 대표는 연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향해 ‘비겁한 침묵’ ‘적폐중의 적폐’ 등의 용어까지 쏟아내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서울시 선거구획정위가 제안한 서울시 기초의원의 4인 선거구제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기존의 2인 선거구를 기존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 자치구 구의원인 기초의원 선거구는 2인 선거구 111개, 3인 선거구 48개로 돼 있다. 서울시 선거구획정위는 2인 선거구를 36개로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다시 확인했다. 개헌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 개헌론과는 초점이 다르다. 문대통령은 지방분권과 기본권 강화를 개헌의 핵심 방향으로 말했다. 그동안 적극적인 개헌론자들의 개헌 동기는 현행 대통령제 권력구조에 있었다. 이 권력구조의 개편이 우선적이고 현실적인 과제였다. 역대 국회의장들의 개헌론도 그랬고, 국회 개헌 특위의 개헌안도 그렇다. 이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론은 적극적인 개헌론자의 주장을
이 지경이라면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그만두는 게 정답이다. 의원내각제에서는 내각이 총사퇴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고도 넘칠 사안이다. 물론 내각제와 구조적 환경이 다른 대통령제이긴 하지만, ‘최순실게이트’로 이미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붕괴되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중도하차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우리의 대통령제에서 탄핵이나 하야 주장은 그동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제 자체가 여론에 대한 반응이나 탄력적 대응에 취약한 체제이지만, 우리의 대통령제 환경은 더욱 그렇다. 물론 대통령이 중도에 퇴진하면 다시 뽑으면
선거제도 개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지역주의 대책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제도 개혁안의 배경이 그랬고, 이번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의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제안 취지도 지역주의 극복 대책이라고 내세운다. 소선거구제와 거대 여야당 독과점 체제의 한계가 지역주의 구도를 배경으로 극단화돼 나타난다는 점에서 지역주의 대책과 무관하지는 않다. 그러나 소선거구제나 양당 독과점의 폐해에 대한 대안이지, 굳이 지역주의의 해법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지역주의 구도에 대한 문제는 여러 차원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문제이다. 지역불평등이나 차별,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앞으로 정무수석께서 당·청 관계나 대(對)국회 관계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지켜나가야 할 기본은 오직 국민을 보고, 국민을 위한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같은 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에 대해 "우리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혁신안 수용을 촉구했다.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이 국민을 보고 가는 건 당연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니 국민의 시각으로 보는 것에 이의를 달 이유가 없다
우리 정치에서 정당과 국회는 늘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다. 공공 부분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도 매번 최하위로 나온다. 지금도 그럴 것이다. 물론 다른 나라들에서도 정당과 국회는 대표적인 불신의 대상이다. 공적으로 내거는 정치적 명분과 현실의 이기적 권력 욕망이 보여주는 괴리가 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만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치는 비난과 불신의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 그게 정당과 국회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정치의 중심은 사실 국회라기보다 대통령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책임과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국회 선진화를 위해 개정된 국회법이 소수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국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것을 볼모로 민생을 팽개치고 정쟁만 벌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정된 현행 국회법이 근본적으로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그들이 말하는 대의정치 원리를 위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먼저 새누리당이 전제하고 있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볼모는 일어나고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
“이제 NLL 논란은 끝내야 합니다” 국가기록원에 있다던 대화록을 보지 않아도 이미 공개된 국정원의 정상회담 대화록만으로 NLL 관련 사실 판단은 어려움이 없다며 문재인 의원이 며칠간의 침묵 끝에 낸 성명서 제목이다. 정계 은퇴라는 정치 생명을 걸면서까지 국가기록원 대화록 원본을 봐야 한다던 그 문재인 의원이 한 말이다. 황당하다. 보도를 보자마자 ‘왕비호’가 떠올랐다. TV코미디프로그램 에 나왔던 왕비호. ‘봉숭아학당’을 마치며 이수근이 “수업 끝~”을 외치자, “누구 맘대로 수업 끝이래~”하면서 등장하던 왕비호(윤형